[미국학교] 영어 못하는 엄마가 Room Parent가 되다!

[미국학교] NoriNori : Osprey Makers Market(Student Run Project)

아이들의 작은 생각이 학교를 위한 프로젝트가 되다

미국에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다 보면 자주 듣게 되는 이야기 중 하나가 바로 “기부금(Donation)”이에요. 예체능 선생님 지원부터 학교 시설 유지·보수, 책 구입 등 학교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많은 비용이 LAUSD(로스앤젤레스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금액만으로는 부족하다 보니, Annual Giving이나 Holiday Staff Appreciation Week Donation, Mother’s Day auction, Boo bash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기부금을 모으더라고요.


한국의 국·공립학교 시스템에서 자란 엄마 아빠에게는 처음에는 꽤 생소한 개념이었어요. 그래서 주변 친구들에게 정말 많이 물어봤던 것 같아요. 특히 Annual Giving은 금액대가 꽤 높아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했고요.하지만 아이들을 학교에 몇 년 보내다 보니 이제는 이런 기부 활동이 미국 학교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조금씩 알게 되었어 이제는 저희도 적극적으로 모금 활동에 참여하고, 기부도 하게 되었답니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는 매주 금요일 등교 시간에 반별로 순번을 정해 돌아가며 도넛과 반마다 준비해 오는 간식을 판매해요. 수익금의 일부는 담임 선생님께 돌아가고, 나머지는 학교에 필요한 곳에 사용됩니다. 그런데 4~5년째 같은 학교에서 같은 행사를 진행하다 보니 저 스스로도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조금 더 재미있고 색다른 모금 활동은 없을까?

우리가 조금 색다른 걸 해보면 어떨까?

그럼 우리가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서 판매해 보는 건 어때?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결국 아이들이 직접 제품을 만들고 판매해 보는 프로젝트를 해 보자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어요. “이게 정말 가능할까?” “이 활동이 정말 학교에 도움이 될까?” 고민만 하기보다는 직접 해 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어떤 제품을 만들지 고민하는 동안, 저는 학교 학부모회(Board Member)에게 연락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설명하고 실현 가능한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어요. 그리고 교장 선생님께 프로젝트의 취지와 계획을 설명했고, 생각보다 빠르게 승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첫 번째로 진행했던 Student-Run Project: Keychains & Deco Pens by NoriNori였어요. (첫 번째 프로젝트를 어떻게 시작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는 다음 블로그에서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해 볼게요.) 


이 프로젝트는 ‘아이들에게 단순한 판매 경험만을 제공해 주자!’가 아니었어요.

어떤 물건을 만들지 직접 결정하고, 제품의 가격을 정하고, 홍보 방법을 고민하고, 수익금의 일부를 학교의 어느 곳에 사용할지까지 하나하나 함께 생각해야 했거든요.

아이들과 함께 이런 과정을 경험하는 것이 학교와 다른 학부모님들에게도 꽤 신선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그렇게 저희의 두 번째 Student-Run Project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이름으로, “Osprey Makers Market”

여름방학 동안 한국을 방문했을 때 동대문 부자재 상가와 남대문 도매 상가를 방문해 여러 제품을 직접 살펴보고 가격도 비교해 봤어요. 두 번째 프로젝트인 만큼 아이들도 꽤 진지하게 알아보고, 고민해 본 결과 이번에는 “키캡(Key Clicker)”을 판매해 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미리 몇 가지 제품을 구입해 직접 만들어 사용해 본 뒤 아이들은 “이 제품이 제일 좋을 것 같아!”라고 의견을 모았어요. 그리고 다음 방문에서는 최소 구매 수량도 직접 물어보고, 여러 가게를 돌아다니며 가격도 비교해 가면서 판매할 제품들을 구입해 미국으로 돌아왔답니다.


미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제품의 가격을 어떻게 정할지, 어떤 방법으로 홍보할지 고민했어요.

또 첫 번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아쉬웠던 점들을 어떻게 보완하면 좋을지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눠 봤습니다.


[ 첫 번째 프로젝트에서 보완하고 싶었던 점들 ]


✔ 역할 분담을 더 확실하게 하기
머리띠 등을 활용해 결제를 담당하는 사람과 제품을 설명하는 사람의 역할을 명확하게 나누기


✔ 줄을 자연스럽게 세워기
제품을 설명하는 아이들은 옆에서 안내하고, 구매를 기다리는 친구들은 줄 설 수있게 동선정리


✔ 결제 방법 다양화하기
현금과 Venmo뿐만 아니라 Zelle까지 추가


✔ 홍보 부족 보완하기
학교 게시판과 전단지 등을 활용해 프로젝트 전에 미리 홍보


그리고 그 후에는 열심히 키클리커를 만들었습니다. ㅎㅎ


지난주 목요일, 평소보다 조금 더 빠른 아침을 시작했어요.

바로 NoriNori의 두 번째 프로젝트이자 Osprey Makers Market이 열리는 날이었거든요!

아이들이 직접 만든 키클리커와 엄마표 헤어클립을 등교 전 약 30분 동안 판매하기로 했는데 놀랍게도 판매를 시작한 지 20분이 지나자 거의 모든 제품이 동이 났고, 30분이 채 되지 않아 모든 제품이 Sold Out!

준비한 수량이 많지 않아 구매하지 못한 친구들이 아쉬운 마음에 울면서 학교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너무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많은 부모님들과 선생님들께서 현장에서도, 메시지로도 감사와 응원의 말을 보내주셨어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


이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들이 배웠으면 하는 것..

이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들이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법”만 배우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에요.

물론 좋은 제품을 선택하고, 홍보하고, 가격을 정하는 과정 역시 아이들에게는 큰 공부이자 소중한 경험이 되겠지만 제가 가장 바라는 것은 아이들이 자신이 생각한 것을 직접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힘을 알게되는 것이에요. 그리고 아무리 작은 생각이나 행동이라도 누군가를 위해 큰 의미가 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배웠으면 해요. 우리가 생각한 것을 직접 행동으로 옮겼을 때,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작지만 의미 있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이 몸소 느껴 봤으면 좋겠어요.


사실 아이들의 준비를 도와주면서 저 역시 여러 번 생각했어요.

“내가 또 괜한 일을 하자고 한 건 아닐까?” 😂

하지만 아이들이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모습,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모습, 그리고 등교 시간에 친구들에게 직접 제품을 설명하고 판매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한 단계씩 자라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 모습이 저는 정말 즐거웠답니다.


혹시 학교에서 아이와 함께 이런 프로젝트를 해 보는 것을 고민하고 계시거나, 한 번쯤 해 보고 싶다고 생각하셨다면 한 번 해 보세요! 시작이 반이란 잖아요💚


준비 및 진행사항을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아래 이미지를 클릭클릭!!